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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역사 8] 페트로달러 이야기-1970년대 사우디의 고민과 키신저의 비밀 협상

by haiben 2025. 7. 4.

오늘은 1970년대에 페트로달러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원유에 대한 결제를 오직 달러로만 하도록, 중동 산유국들과 미국이 맺은 협정에 의해 만들어진 시스템을 우리는 페트로달러라고 부릅니다. 이로 인해 전 세계 산업에 사용되는 원유를 사기위해 어쩔 수 없이 달러를 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 졌고, 결국 달러 패권 시스템이 완성되고 달러가 세계의 기축통화의 지위로 올라서는 계기가 됩니다.

사우디를 압박하는 키신저

그럼 그 배경부터 얘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973년 제4차 중동전쟁(욤 키푸르 전쟁) 이후 OPEC 산유국들은 서방국가들이 이스라엘을 지지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석유 수출을 제한했고, 그 결과 유가가 4배 이상 폭등했습니다. 이때 세계는 처음으로 "석유=무기"가 될 수 있음을 실감했습니다.

 

문제는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산유국들은 석유로 막대한 돈을 벌게 되었지만, 그 돈을 어디에, 어떤 통화로 보관해야 할지 난감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달러는 금태환이 종료된 지 얼마 안 된 ‘신뢰가 불완전한 종이’에 불과했고, 영국 파운드나 프랑스 프랑도 불안정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사우디 왕가의 제안 중 하나는 “석유 수익을 금이나 다이아몬드 같은 실물자산으로 바꿔야 한다.” 였고 실제로 한 왕족 고문은 “스위스 금고에 다이아몬드를 잔뜩 채워넣자”고 제안했습니다. 이는 농담이 아닌 진지한 논의였다고 전해집니다. 왜냐하면 달러라는 종이의 가치를 100% 신뢰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때 미국의 헨리 키신저사우디와 극비리에 협상을 진행합니다.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사우디는 석유를 ‘오직 달러로만’ 결제하도록 하자.
  2. 미국은 그 대가로:
    • 사우디 왕정을 군사적으로 보호해줄 것.
    • 미국 국채에 투자하면 안정적 이자 수익을 보장할 것.
    • 달러를 국제 기축통화로 만드는 데 협력할 것.

“석유 달러 체제”는 결국 성립되었고, 이후 사우디는 석유 판매로 벌어들인 돈을 대부분 미국 국채로 다시 재투자하게 됩니다.

 

이 일화는 단순히 경제적 선택이 아니라 국가 안보, 통화 패권, 자산 선호도가 얽힌 정치적 협상임을 보여줍니다.

100세의 키신저와 트럼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