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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스템 1] 돈, 그리고 자본주의 - 그 시작 금세공업자 이야기

by haiben 2025. 6. 10.


 
단순히 현대 금융시스템의 시작인 16세기 영국의 금세공업자 이야기가 아닙니다.

당시 강력한 군사력과 금융시스템을 토대로 전세계 패권국가로 성장하는 영국의 금융시스템이자 현대 금융시스템의 구조적 한계점을 엿볼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 속에서 지금의 부채위기에 몰린 미국이 보이고, 주기적 금융위기와 기회 그리고 암호화폐의 미래가 보인다면 과한 상상일까요?

하나를 넣으면 9개가 나오는 금화 상자


16세기 금이 돈이었습니다.
그런데 금은 무거웠습니다. 그래서 금세공업자들은 금을 휴대하기 편리하게 금화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걸 보관하기 위해 금고도 만들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소유한 귀중한 금을 보관하기 위해서 금세공업자의 금고를 빌렸습니다.
그럼 금세공업자는 보관증을 써주었습니다. 물론 금세공업자는 보관료도 받습니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자 사람들 사이에서는 금화 대신 보관증이 돌아다녔습니다.
금화보다 훨씬 가볍고 언제든 금세 공자에게 가서 주면 다시 금화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미래에는 화폐마저 코드화 된 코인으로 대체될 것입니다.)
 
그것을 본 금세공업자는 재치를 발휘합니다.
"사람들은 한꺼번에 모든 금화를 찾으러 오지도 않고 동시에 몰려오지도 않는다!!"
"금화를 빌려주고 이자를 받자~"
대출이 잘 갚아지는 한 아무도 눈치챌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고객의 금화를 돈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대출해 주고 이자를 받아서 많은 이익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금세공업자가 갑자기 많은 돈을 버는 것을 수상하게 여겼습니다.
결국 자신들의 금으로 대출을 해주고 이자를 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 사람들은 금세공업자에게 찾아가서 항의했습니다.
그러자 금세공업자가 제안을 합니다.
"당신의 금으로 대출을 해서 이자를 받으면 그걸 나눠주겠다" 사람들은 괜찮은 거래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가만히 앉아서 돈을 벌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금세공업자도 걱정이 없습니다. 대출 이자를 항상 예금 이자보다 높게 받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금세공업자는 더 욕심이 생겼습니다.
다시 머리를 굴립니다.
"내 금고에 금이 얼마나 있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금세공업자는 금고에 있지도 않은 금화를 빌려주기 시작합니다.
사람들은 금세공업자가 없는 돈을 만든다는 사실을 꿈에도 몰랐습니다.
어떻게 그걸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금세공업자는 금고에 있는 금보다 10배나 많은 보관증을 발행했습니다.
사람들이 통상 약 10%의 금을 찾으러 온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입니다.(이것이 현재 지급준비율의 토대)
어느새 금세공업자는 엄청난 부를 축적한 은행업자로 변신을 하게 됩니다.
 
그러자 사람들은 금세공업자를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
불안해진 부유한 예금주들이 은행에 나타나 금화를 인출해 갔습니다. 이를 본 다른 예금주들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늦은 일이었습니다. 은행에 돈을 맡긴 사람들이 한꺼번에 돈을 인출하는 현상, 즉 뱅크런이 일어난 것입니다. 

여기서 잠깐 주목할 점이 있습니다.
지금의 금융시스템도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건전한 은행일지라도 뱅크런이 일어나면 망하게 되있습니다. 약 300년 전에 시작된 이래로, 이러한 구조적 한계로 인해 금융위기는 주기적으로 발생하게 됩니다.
 
다시 이야기로 돌아가겠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때 영국 왕실은 오랜 전쟁으로 금화가 많이 필요해졌습니다. 그래서 금세공업자에게 가상의 돈을 만들어서 대출영업을 할 수 있도록 특별히 허락해 주었습니다.
당시 영국 왕실은 금보유량의 약 3배까지 대출할 수 있도록 허가해 주었습니다.
 
왕은 전쟁을 위해 돈을 빌려야 했고, 상인들은 무역로가 확보되길 바랬습니다. 부르주의 자본주의 상인들과 국가가 연합을 했고 거래가 성립되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은행이 설립되고 은행은 지급준비율을 이용해서 돈을 마음대로 불릴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이 약속은 현대 은행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출처 및 참고 문헌
1.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2. 거시경제학(Macroeconomics) 찰스 넬슨
3. 맨큐 경제학 중 예금창조와 통화승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