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물가가 오른다는 의미와 돈 그리고 금융자본주의 시스템의 통화량 증가

by haiben 2024. 8. 17.

물가가 오른다는 의미는 시중에 돌아다니는 돈 즉 통화량이 많아지면서 물건의 가격이 상승한다는 뜻입니다. 돈의 양이 많아진다 니 무슨 어이없는 소리냐고 하겠지만 이제부터 지난 세월 동안 어떻게 돈의 양이 늘어났는지 왜 물가는 오르기만 했는지 예를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자 그럼 돈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어떻게 돌고 도는지 알아볼까요.

 

먼저 가장 간단하게 생각할 수 있는 돈을 찍어내서 통화량이 늘어나는 경우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돈을 찍어내는 곳은 은행의 은행인 중앙은행입니다. 이건 누구나 아는 당연한 사실입니다. 당연히 중앙은행에서 돈을 찍어내니 통화량이 늘겠죠. 그럼 중앙은행이 이렇게 자꾸 돈을 찍어야만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간단한 예를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외부와 전혀 소통하지 않으면서 단일한 통화 체제를 갖고 있는 아주 작은 나라가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 나라에는 중앙은행 A 사냥꾼 B 도구 제작자 C 세 사람이 삽니다. 중앙은행 A가 발행한 돈은 딱 만 원이 돈을 시민 B가 연 이자율 5%에 빌렸습니다. 그러니까 1년 뒤에 이자 500원을 더해 10,500원으로 갚기로 한 것이죠. B는 빌린 10,000원을 주고 C에게서 사냥 도구 활을 삽니다. B는 열심히 사냥을 해서 돈을 벌어 들입니다. 자 그럼 B는 과연 1년 뒤에 10,000원을 갚을 수 있을까요. 답은 당연히 갚을 수 없다입니다. 왜냐하면 섬에 있는 돈은 딱 만 원이고 이자 500원은 어디에도 없기 때문입니다. 은행 시스템에는 애초에 이자가 없습니다. 그럼 어떻게 할까요. 이자를 갚으려면 방법은 딱 하나 다시 돈을 찍어낼 수밖에 없습니다. 중앙은행 A500원을 더 발행하고 그걸 누군가 대출하는 겁니다. 이제 섬에 있는 돈은 모두 10,500원 만약 B가 열심히 일을 해서 섬에 있는 돈을 모조리 벌면 빌린 돈과 이자를 다 갚을 수 있게 되죠. 그런데 빌린 500원의 원금과 이자는 또 어떻게 될까요. 또 만들어야 하고 또 누군가 빌려야 합니다. 결론은 이자가 없기 때문에 중앙은행은 계속 돈을 찍어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번에는 은행의 대출을 통해 돈의 양이 늘어나는 경우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조폐공사에서 1,000원을 찍어서 시중은행에 공급한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그런데 그 조폐공사에서 찍은 1,000원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이 시중에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그럼 어떻게 찍어내지도 않은 돈이 돌아다닐 수 있는 걸까요? 내가 1,000원을 벌어서 그대로 금고에 넣어두면 돈은 계속 1,000원뿐입니다. 은행도 마찬가지죠. 내가 예금한 1,000원을 그대로 두면 돈은 계속 1,000원뿐입니다. 그런데 은행은 이걸 그냥 넣어두지 않습니다. 은행은 그중에서 100원만 남겨두면 나머지 900원을 A에게 대출해 줄 수 있습니다. 내 통장에는 분명히 1,000원이 찍혀 있는데 대출한 금액은 900원이라면 이제 나와 A 두 사람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돈은 1,900원이 되었습니다. 1,000원이 어떻게 1,900원이 된 걸까요? 굳이 계산기를 두드리지 않아도 전혀 맞지 않는 계산입니다. 어떻게 갑자기 900원이 생겼을까요. 그리고 왜 은행은 1,000원을 다 대출해 주지 않고 100원을 남겼을까요?

먼저 100원을 남기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예금자 보호를 위한 정책으로 정부가 은행에 제도적 제한을 둔 것입니다. 그래서 1,000원이 들어오면 은행은 100원을 남기고 나머지 900원은 대출해 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없던 돈 900원이 갑자기 생기게 된 겁니다. 단순히 10% 지급준비율이 갖는 의미는 은행이 쌓아두어야 하는 돈의 비율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나머지 돈은 어디서 나왔는가의 해답이 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현대 금융 시스템의 기초가 되는 지급준비율과 은행업의 기원 설명을 통해 여러분의 이해를 더 돕고자 합니다.

 

금의 보관과 보관증의 등장

16세기, 금이 화폐로 사용되던 시절, 금의 무게 때문에 금을 휴대하고 거래하기 어려웠습니다. 이로 인해 금세공업자들이 금화를 보관해 주는 역할을 하게 되었고, 금을 맡긴 사람들에게 보관증을 발행했습니다. 이 보관증은 언제든지 금세공업자에게 가서 금화로 교환할 수 있었기 때문에, 점차 금화 대신 보관증이 거래 수단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초기 은행업의 시작

금세공업자들은 고객들이 보관한 금화를 대출해 주고 이자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실제로 보관된 금만큼만 대출을 해주었지만, 이후 금세공업자들은 사람들이 금화를 모두 한꺼번에 찾으러 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용하여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금에 대한 보관증을 발행하고 이를 대출해 주었습니다. 이로 인해 금세공업자들은 더 많은 이익을 남기게 되었고, 점차 은행업자로 변모했습니다.

 

뱅크런과 은행의 위기

은행업이 확장되면서, 사람들이 자신들의 금화를 찾으러 한꺼번에 몰려오는 현상인 뱅크런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커졌습니다. 은행이 고객들의 금화를 모두 대출해 주었기 때문에, 뱅크런이 발생하면 은행은 쉽게 파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영국 왕실과 은행업의 발전

당시 영국 왕실은 전쟁 자금이 필요했기 때문에, 금세공업자들에게 실제 보유 금액의 3배에 이르는 금액까지 대출할 수 있도록 허가했습니다. 이를 통해 은행은 더욱 많은 돈을 대출할 수 있었고, 이 과정에서 지급준비율의 개념이 등장했습니다. 지급준비율은 은행이 고객의 예금 중 일부만 실제로 보유하고 나머지는 대출해 줄 수 있는 비율을 의미합니다.

 

현대 금융 시스템으로의 적용

이러한 원리는 현대 은행 시스템에서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은행들은 고객들의 예금 중 일부만 준비금으로 보유하고 나머지는 대출해 주며, 이를 통해 이익을 창출합니다. 그러나 여전히 뱅크런의 위험은 존재하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정부와 중앙은행이 다양한 보호 장치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들을 통해 현대 금융 시스템이 발전해 왔으며, 이는 과거 금세공업자들의 보관증 발행과 대출 관행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하나 더 지급준비율에 따른 신용 창조 과정과 그로 인해 통화량이 얼마나 늘어날 수 있는지도 알아보겠습니다.

 

지급준비율과 신용 창조의 개념

- 지급준비율이란 은행이 고객의 예금 중 일정 비율을 중앙은행에 준비금으로 보유해야 하는 비율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지급준비율이 10%라면, 은행은 예금의 10%를 준비금으로 보유하고 나머지 90%는 대출해 줄 수 있습니다.

 

- 신용 창조란 은행이 예금을 바탕으로 대출을 통해 새로운 돈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은행이 대출을 해줄 때마다 시장에서 유통되는 돈의 양, 즉 통화량이 증가하게 됩니다.

 

신용 창조 과정의 예시

- 예를 들어, 지급준비율이 10%인 상황에서 100억 원이 은행에 예금되었습니다. 은행은 이 중 10억 원을 준비금으로 보유하고, 나머지 90억 원을 대출해 줍니다. 이렇게 대출된 90억 원은 경제 내에서 다시 사용되며, 이를 받은 사람이 다시 은행에 예금하면 은행은 그 예금의 10%를 준비금으로 보유하고, 나머지 81억 원을 다시 대출해 줍니다.

 

- 이 과정은 반복되며, 계속해서 새로운 돈이 창출됩니다. 결국, 최초 예금액 100억 원이 지급준비율이 10%인 경우, 최대 1,000억 원의 통화량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무한 등비급수의 합 계산

- 이 과정은 무한 등비급수의 합으로 표현됩니다. 처음 100억 원을 시작으로 90, 81, 72.9억 등으로 계속해서 줄어드는 대출 금액의 합은 지급준비율에 따라 최대 대출 가능한 금액을 결정합니다.

 

- 예를 들어, 지급준비율이 10%라면, 무한 등비급수의 합은 초기 예금액의 10배가 됩니다. , 100억 원이 1,000억 원으로 불어나는 것입니다.

 

실제 사례: 3.5% 지급준비율

- 만약 지급준비율이 3.5%라면, 동일한 방식으로 돈이 더욱 많이 불어나게 됩니다. 예를 들어, 한국은행이 한 은행에 5,000억 원을 대출해주었다고 가정합니다.

 

- 이 은행은 지급준비율 3.5%에 해당하는 175억 원을 준비금으로 보유하고, 나머지 4,825억 원을 대출해 줍니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통화량은 계속 증가하게 되며, 결국 5,000억 원의 초기 예금이 약 660억 원으로 늘어날 수 있습니다.

 

신용 창조의 영향

- 이 과정을 통해 은행들은 대출을 통해 새로운 돈을 만들어내고, 경제 내에서 유통되는 통화량을 크게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 지급준비율이 낮을수록, 은행이 대출을 통해 만들어낼 수 있는 돈의 양은 더욱 많아집니다.

 

- 이는 은행이 고객에게 대출을 적극적으로 권하는 이유 중 하나이며, 이러한 신용 창조 과정은 경제 성장에 기여하지만, 동시에 과도한 대출이 경제에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지급준비율을 바탕으로 은행은 예금을 통해 대출을 하고, 이를 통해 신용 창조를 일으킵니다. 이 과정에서 시장에 유통되는 통화량은 급격하게 증가할 수 있으며, 이는 경제 전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결론

돈이 최고의 가치를 갖는 금융자본주의 사회에서 어떻게 돈이 돌고 도는지 분명하게 알려 드렸습니다. 이 글을 읽으신 분들은 금융자본주의라는 숲을 조금이나마 들여다보지 않았을까 예상해 봅니다. 위에 글을 통해 알 수 있는 사실은 중앙은행이 화폐를 찍어 돈을 불리는 경우뿐만 아니라 은행이 대출을 통해 돈을 불리는 경우에도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적당한 인플레이션은 누구나 다 좋아합니다. 일단 돈이 많이 돌아 월급도 오르고 장사도 잘되는 것 같아 집도 사고 차도 사고 잘 사는 거 같습니다. 아무도 나중에 어떻게 될지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경제 위기와 기회들에 대한 얘기를 해볼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