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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경제 위기와 그 이면의 통찰: 평균회귀와 비합리적 인간의 관점에서

by haiben 2025. 3. 17.

전통 경제학에서 말하는 두 가지 핵심 가정(‘행위자는 언제나 최적화를 추구한다’, ‘시장은 안정된 균형에 도달한다’)을 비판적으로 살펴보고, 인간의 비합리성 및 ‘평균회귀(regression to the mean)’ 개념을 결합하여,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경제 위기와 그 대응에 관한 통찰을 담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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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전통 경제학과 그 두 가지 핵심 가정에 대한 반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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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경제학은 크게 두 가지 중요한 전제를 토대로 구축되었습니다.

  1. 모든 행위자는 언제나 이익(효용)을 최대화하려고 한다.
  2. 시장은 결국 안정된 균형점에 도달한다.

이 이론적 골격은 ‘기업 이론’, ‘한계 분석’ 등의 개념에서 대표적으로 드러납니다. 예컨대 경제학 교과서는 “기업은 한계 비용(MC)이 한계 수입(MR)과 일치하는 지점에서 가격과 생산량을 결정한다” 라고 설명하고, 이는 곧 이윤을 극대화하는 최적 선택이라는 것이죠. 같은 논리가 근로자 고용 문제에도 적용되어, 결과적으로 시장 전체는 합리적 의사 결정의 집합으로 인해 균형점을 찾는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실제 현실은 그리 단순하지 않습니다. 기업의 CEO는 재고, 당장의 매출 지표, 조직 내 인력관리, 예상치 못한 돌발 변수 등 수많은 요인을 감안해 의사 결정을 내립니다. 전통 이론처럼 ‘최적화’만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단기 이익이나 개인적 판단에 치우치기도 하고, 갑작스러운 시장 변동에 즉흥적으로 대응하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인간이 ‘언제나 합리적’이라는 가정은 우리의 일상 속 행동들과 쉽게 충돌합니다. 예컨대 우리는 요리대결 프로그램에 나오는 프로 셰프처럼 항상 완벽한 레시피를 찾아내지도, 롤드컵 프로게이머(‘페이커’)처럼 게임하지도 않습니다. 투자의 귀재인 워런 버핏처럼 행동하고 싶어 해도, 정작 투자 시에는 군중심리에 휘말리거나 감정적 판단을 우선시할 때가 많습니다. 말하자면, “워런 버핏처럼 요리하고, 프로 셰프처럼 주식투자하는” 엉뚱한 모습을 자주 보인다는 것입니다.

이렇듯 전통 경제학의 핵심 가정들은 실제 인간의 복잡하고 비합리적인 면모를 온전히 포착하기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일부 전문가는 마치 “모든 사람이 최적화만을 추구하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시장은 자동적으로 균형을 이룬다”라고 강조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과연 현실을 어느 정도까지 설명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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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평균회귀와 ‘주기적 위기’의 메커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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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경제학이 말하는 “보이지 않는 손” 개념은, 모든 행위자가 자기 이익을 극대화하려 노력하다 보면 자연스레 시장이 최적 상태로 수렴한다는 낙관적 시선이 깔려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시장의 자금 흐름은 사람들의 비합리적 기대, 소문, 군중심리 등 비공식적 요소에 크게 좌우됩니다.

한편, 통계학·심리학적으로는 ‘평균회귀(regression to the mean)’ 현상이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어떤 값이 극단적으로 튀어올랐다가 시간이 지나면 다시 평균치로 돌아가는 경향을 뜻합니다. 예컨대 주식 시장에서 특정 종목이 갑작스레 폭등한 뒤 다시 예전 수준으로 회귀하는 일, 스포츠 선수의 극적인 활약이 다음 경기에서는 평범한 기록으로 돌아오는 모습 등이 그 예입니다.

이때 문제가 되는 것은, 사람들이 이 ‘평균회귀’ 현상을 과도하게 인과관계로 해석하거나(“새 CEO가 왔더니 실적이 폭등했다!”) 예외적인 사례에 집중해 미래를 예측하려 한다는 점입니다. 그런 과정에서 집단적 오판이나 비이성적 과신이 생겨나고, 결과적으로 시장에는 거품이 형성되거나 쏠림 현상이 나타납니다.

● 반복되는 위기
글에서 언급했듯, 2000년대 초 이후 2008년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등 큰 충격이 약 10년 간격으로 되풀이되어 왔다는 경험에서 사람들은 “그렇다면 2030년 전후로 또 다른 대규모 위기가 오지 않겠느냐”라고 추론하기도 합니다. 이를 평균회귀나 일정한 ‘주기’ 개념으로 해석하는 것이죠.
그러나 평균회귀 자체가 위기의 근본 원인을 밝히는 것은 아닙니다. 자산 버블, 복잡한 금융 파생상품, 새로운 기술·산업의 급격한 부상 등은 예측 불가능한 부분이 많고, 인간의 비합리성·군중심리와 맞물려 ‘꼭지점’을 형성했다가 결국 평균치로 회귀하는 양상을 보입니다.

● 위기는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다음 위기는 어디서 올까?”라는 질문에 대해, “가장 안전하다고 믿는 곳”이 때로는 가장 위험한 뇌관일 수 있다고 합니다. 과거의 여러 금융위기를 돌아보면, 대다수가 “설마 여기가 문제일까?”라고 방심하던 영역에서 거품이 가장 크게 만들어진 뒤 한순간에 파열되는 경우가 흔했습니다. 평균회귀의 관점에서 보면, 과도한 호황은 결국 ‘본래 수준’으로 돌아가려는 경향이 있으니, 그 시점이 바로 위기로 나타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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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평균회귀가 주는 통찰과 대응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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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성공’과 ‘실패’에 대한 과대평가 경계
평균회귀는 어떤 극단적 결과가 뒤이어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복귀’를 통해, 우리가 특정 성공이나 실패를 지나치게 의미화하지 않도록 경고합니다. 예컨대 어떤 CEO가 취임한 뒤 매출이 급증했다고 해서, 이를 온전히 그 CEO 능력의 산물로만 해석하기 어렵습니다. 이미 시장이 무르익었거나 전임자의 누적 공이 뒤늦게 반영되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2) 훈련과 피드백 효과 재평가
교사나 코치가 “야단을 치면 성적이 오른다”거나 “칭찬하면 오히려 성적이 떨어진다”고 주장하는 사례도, 피드백 효과라기보다 극단적으로 낮았던 성적이 자연스럽게 평균치로 회귀한 것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우연한 변동’을 한두 번만 보고 특정 요인과 직접 연결 짓는 건 섣부른 결론일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3) 투자 판단의 신중함
주식 시장에서 짧은 기간 급등한 종목이 이내 하락하는 것은 흔한 현상입니다. 사람들은 단기 급등을 보고 과신하다가 큰 손해를 보기도 하고, 반대로 근거 없는 공포에 매도하여 기회를 놓치기도 합니다. 평균회귀가 시사하듯, 극단적 상승 뒤에는 보통 수준으로 돌아가려는 흐름이 나타나기 마련이므로, 단기 성과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보다 긴 안목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 전문가 의견에 대한 맹목적 신뢰 경계
전통 경제학이 전제하는 합리적 행위자와 시장 균형 개념은, 전문가들의 해석 속에서 종종 “보이지 않는 손”처럼 표현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보이지 않는 편향”이 훨씬 큰 힘을 발휘할 때도 많습니다. 따라서 전문가든 미디어든, 한쪽 시각만 맹신하기보다는 그 이면의 편향이나 한계를 점검해야 합니다. 우리의 직관적 사고는 자동적으로 결론부터 내리려 하고, 이를 뒷받침할 근거를 나중에 가져다 붙이기 마련입니다.

(5) 결론: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그렇다면 비합리성과 평균회귀가 공존하는 시장에서 우리는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까요?

  • 지나친 과신을 경계하고, 자신이 가진 정보가 얼마나 제한적인지 항상 의식하기.
  • 극단적 사건이 발생할 때 “운명적 변화인가, 자연스러운 회귀인가?”를 자문해보기.
  • 전문가나 통계 지표를 참고하되, 그대로 흡수하기보다 비판적으로 수용하기.
  • 대부분이 “안전하다”라고 굳게 믿는 영역일수록 의심해 보기.
  • 장기적 관점의 분산 투자나 보수적 전략을 고려해, 시장 변동에 과도하게 휘둘리지 않도록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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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음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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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경제학은 ‘합리적 행위자’와 ‘시장 균형’이라는 우아한 모델을 제시하지만, 실제 시장과 인간은 훨씬 복잡하고 비합리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또한 통계적 현상인 ‘평균회귀’ 역시, 극단적인 결과가 다시 평균치로 돌아가는 자연스러운 흐름을 일깨워주며, 우리가 무심코 “특별한 인과관계”로 연결해 버리는 순간들을 경계하게 만듭니다. 이것은 “성공”이나 “위기”에 대한 과대해석을 자제하고, 보다 냉정하고 장기적인 안목을 가져야 한다는 중요한 시사점을 줍니다.

결국, 사람들의 비합리성과 평균회귀가 함께 작동하는 시장에서 “다음 위기는 언제, 어디에서 올 것인가?”를 완벽히 예측한다는 건 불가능합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특정 이론이나 전문가 견해를 맹신하기보다, 편향을 의식하고, 통계적 사실(평균회귀)을 고려하며, 정보를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태도일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제가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입니다.

 

//참고문헌//

대니얼 카너먼, 생각에 관한 생각(김영사, 2018)

리처드 탈러, 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선택(리더스북, 2016)